공모가 최상단 카카오페이, 일반청약도 ‘대박 조짐’

김영훈 기자 승인 2021.10.25 14:37 의견 0

[기업매거진-김영훈 기자]

공모가 고평가 논란과 금융당국의 규제 이슈 등으로 두 차례 상장이 연기된 카카오페이의 기관수요예측이 ‘대박’을 치며 종료됐다. 공모가 최상단(9만원)·높은 기관 수요예측 경쟁률(1714대1) 등 뜨거운 모습을 보이며 고평가 논란을 지운 카카오페이가 오늘과 내일 있을 일반청약에서도 그 분위기를 이어갈지 주목된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페이는 지난 20~21일 양일간 기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수요예측에서 1714대1의 경쟁률과 1518조원의 증거금을 기록했다.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투자자들 대부분(96.23%)은 공모가를 최상단인 9만원에 제출했다.

이는 기존 카카오페이 기업공개(IPO)를 향한 의문의 시각을 긍정적으로 바꿨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일각에서는 카카오페이의 공모가 밴드가 너무 높다는 것을 근거로 이번 IPO에서 그다지 큰 성공을 거둘 수 없을 것이란 예측이 있었다. 하지만 이를 뒤집으며 오늘과 내일 진행될 일반청약에서도 흥행 기록을 이어갈 것으로 예측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대다수가 이렇게 예상하는 가장 큰 이유는 ‘기관들의 높은 의무보유 확약비율’ 때문이다. 의무보유 확약이란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들이 일정기간(1~6개월)동안 주식을 팔지 않겠다는 약속이다. 통상적으로 기업의 성장성이 기대되면 기관들의 의무보유확약 비율은 높아진다.

카카오페이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이번 기관수요 예측에 참여한 기관 1545개 중에서 976개의 기관들이 의무보유확약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총 참여건수 및 수량 대비 비율은 70.44%에 이른다. 6개월 확약을 걸어둔 기관은 224곳, 3개월도 329곳에 달한다.

다음으로는 IPO 사상 최초로 시행되는 ‘균등배정 100%’가 이유로 뽑힌다. 올해 초 공모주 청약 제도가 기존 ‘비례 100%’에서 ‘비례 50%’, ‘균등 50%’ 바뀌었지만 지금까지 균등 100%로 진행한 기업은 없었다.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는 25일 열린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기업 최초로 균등배정 100%로 진행하게 된 이유는 카카오페이의 경영 철학이 담긴 움직임”이라며 “지금까지 카카오페이가 금융 진입장벽을 낮추는 데 노력을 한 만큼 일반 투자자들에게 동등한 비율로 배정하겠다는 과감한 결정을 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이유는 높은 성장성에 대한 기대감이다. 카카오페이는 지난 6월 기준 가입자수 3650만명, 월간 활성 이용자 수 1990만명, 총 거래액 85조원, 2년 매출 연평균 성장률 102% 등 설립 후 짧은 시간 동안 큰 성장을 했다.

이진 카카오페이 브랜드총괄(CBO)은 “대표적인 트래픽 빌더인 송금거래가 급성장하고 있고 간편결제 거래액도 지속적으로 성장해서 현재 카카오공동체 이외 외부결제액은 주요 경쟁사를 크게 앞서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또 다른 투자포인트는 유저 인게이지먼트(이용자 참여율)가 갈수록 강화되고 있다는 점”이라며 “2016년 코호트 분석을 보면 유저들은 사용 첫 해 평균 6만6000원을 사용했는데 5차년도에는 15배 상승한 100만원의 거래액을 나타냈고 인당거래액은 시간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카카오페이 2대주주인 Alipay Singapore Holding Pte. Ltd.(이하 알리페이)의 의무보유확약 비중이 상당히 적어 첫 날 매도폭탄이 나올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알리페이가 상장 이후 보유하게 될 카카오페이 주식 비중은 전체 39.13%인데 이중 28.47%(3712만755주)가 첫날 유통 가능한 물량이다. 이는 이번 공모주식 1360만주보다 2.7배 많은 양이다.

장기주 카카오페이 CFO는 “알리페이는 카카오페이 출범 초부터 함께해온 전략적 투자자로 여러 방면에서 협업하고 있다”며 “투자자 입장이 아니기 때문에 확실하게 장담은 못하겠지만 오버행(잠재적 매도물량) 이슈는 크게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동희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카카오페이는 높은 이용자 충성도, 카카오톡 플랫폼에 근거한 네트워크 효과, 공모자금을 통한 자본 확충 등으로 경쟁력이 한층 더 강화될 것”이라며 “한국 대표 핀테크 플랫폼에 투자할 기회”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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