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태양광 사업 철수···중국 저가공세·원자재가격 상승 원인

김영훈 기자 승인 2022.02.23 13:09 | 최종 수정 2022.02.23 13:13 의견 0

[기업매거진-김영훈 기자]

LG전자가 하반기부터 태양광 패널 사업을 중단한다. 지난해 스마트폰 사업 철수 이후 이어지는 두 번째 사업 철수이다.

지난 22일 오후 개최된 이사회에서 LG전자는 올해 6월 30일자로 태양광 패널 사업을 종료하기로 했다고 23일 발표했다. LG전자 측은 기존 고객사를 위한 사후관리 차원의 물량 확보 용도로 2분기까지만 태양광 패널을 만들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LG전자의 태양광 패널 사업은 BS사업본부가 진행하는 사업이다. LG전자의 태양광 패널 사업은 1%대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으며, 지난 2019년 1조1000억원의 매출 기록 후 계속 감소하고 있다. 2020년과 지난해인 2021년 매출액이 8000억원 안팎까지 감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태양광 사업을 담당하는 임직원들은 LG전자의 타 사업본부나 타 LG 계열사로 전환 배치될 예정이다. 전환 배치 대상자는 총 900명 가량으로 알려졌다.

이번 결정에 업계에서는 LG전자가 '실리'를 택했다는 평이 주를 이룬다. 태양광 사업을 맡고 있는 BS사업본부는 지난해 6조9625억원의 매출과 1443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전년보다 매출은 15% 이상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000억원 넘게 감소했다. 태양광 사업의 실적 부진이 발목을 잡은 탓이다. 박충현 BS경영관리담당 상무는 지난달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태양광 모듈 사업의 부진으로 BS사업본부의 수익성이 악화했다.”라고 발표했다.

지난해 LG전자는 스마트폰 사업을 과감히 중단하는 등 수익성 위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 중이다. 지난해 최고경영자(CSO)를 맡아 스마트폰 사업 철수를 진두지휘했던 조주완 사장이 최고경영자(CEO)로 자리를 옮기면서 수익성과 효율을 중시하는 기조가 기존보다 강해졌다는 분석이다.

거기에 더해 한국의 태양광 패널 산업이 구조적인 한계에 부딪혔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 업체들과의 원가 경쟁에서 국내 업체들이 밀리고 있다. 이는 국내 기업의 독무대였던 LCD 시장의 주도권이 중국에 넘어간 상황과 같은 상황이다.

태양광 패널의 원료인 폴리실리콘 가격이 급등한 것도 국내 업체에 악재로 작용했다. 2020년 ㎏당 7달러대였던 폴리실리콘 가격은 최근 5배에 가까운 32달러대까지 올랐다.

문제는 폴리실리콘 가격이 태양광 모듈에까지 반영되지 않있다는 데 있다. 제품을 만들수록 적자가 커지자 LG전자는 지난해 1~3분기 태양광 패널 생산량을 640MW까지 줄였다. LG전자의 2019년, 2020년 태양광 패널 생산량은 각각 1854MW, 1277MW였다.

업계 관계자는 "탄소중립 바람으로 태양광 패널 수요가 늘고 있지만 공급이 늘어나는 속도도 만만치 않다. 가격 경쟁력으로 무장한 중국 업체와의 경쟁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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