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로 다가온 연말 '대출 절벽'···은행권 가계대출 특단 조치

카카오뱅크, 연말까지 마이너스통장 중단
SC제일은행, 주담대 변동금리 신규대출 중단
“대출 증가 속도 모니터링 후 추가 조치 검토”

김영훈 기자 승인 2021.10.05 11:15 의견 0
사진자료 : 연합뉴스 발췌

[기업매거진-김영훈 기자]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옥죄기가 지속되며, 은행권에서는 마이너스통장 대출을 중단하는 등 특단의 조치가 이어지고 있다. 은행들이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추가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어 연말 ‘대출절벽’이 현실화될 전망이다.

카카오뱅크는 가계대출 관리를 위해 지난 1일부터 마이너스통장 대출 판매를 오는 12월 31일까지 중단했다. 카카오뱅크가 최근 금융위원회로부터 가계대출 관리를 거듭 요구받은 끝에 내놓은 조치다. 신규 가계대출 취급을 아예 중단한 사례는 은행권에서는 NH농협은행에 이어 카카오뱅크가 두 번째다.

문제는 이것으로 끝이 아닐 수도 있다는 점이다. 카카오뱅크는 금융당국으로부터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율 상한인 5~6%대보다 더 높은 증가율 목표치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럼에도 고신용자 대상인 마이너스통장 대출을 중단한 것은 가계부채가 예상보다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실제로 카카오뱅크의 한 관계자는 “대출 증가 속도를 모니터링하면서 추가 조치를 진행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7일부터는 SC제일은행도 주력 주택담보대출 상품 ‘퍼스트홈론’ 가운데 금융채 1년물, 3년물을 기준금리로 적용하는 변동금리 상품 판매를 잠정 중단한다.

앞서 SC제일은행은 지난 8월 18일 주담대 일부 금리 유형(신잔액기준 코픽스) 신규 접수를 잠정 중단한 데 이어 8월 30일부터 우대금리를 0.2~0.3%p 하향 조정했다. 또 전세보증대출의 일부 금리 유형과 순수장기고정금리대출(적격대출)의 신규 접수도 잠정적으로 중단한 바 있다.

SC제일은행은 “가계대출 리스크 관리 및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 목표 관리를 위한 일련의 조치 사항의 일환”이라면서 “연말 가계대출 총량 관리 필요성과 함께 시장금리 상승기와 맞물려 고정금리 대출로의 유도가 필요한 시점인 점도 감안했다.”라고 설명했다.

가계대출 관리 목표치가 턱밑까지 찬 하나은행도 전세대출 한도를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도 축소 등 가계대출 관리에 나선 은행들은 공통적으로 추가적인 조치 가능성을 언급한다. 앞서 국민은행 관계자는 “가계대출 증가 속도가 너무 빨라 대출 총량 관리 차원에서 불기피한 조치이다. 조치 후에도 증가 속도가 감소하지 않으면 일부 대출상품 판매를 중단하는 방법 밖에 없다.“라고 언급했다.

은행권에서는 연말 일부 가계대출의 중단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은행들은 지난해 하반기 ‘영끌’과 ‘빚투’로 가계대출이 한도가 빠르게 소진되면서 연말 한시적으로 신용대출을 일제히 중단한 바 있다. 당시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 증가율은 8% 수준이었다.

올해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 의지가 확고한 만큼 보다 강력한 대출 한파가 이르게 시작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난달 27일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경제·금융시장 전문가 간담회에서 “가계부채 총량 관리의 시계를 내년 이후까지 확장, 대책의 효과가 나타날 때까지 강도 높은 조치들을 지속적·단계적으로 시행 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기업매거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